미세플라스틱

눈에 보이지 않는 초미세플라스틱, 분석 기술은 어디까지 왔나?

find-insight 2025. 1. 16. 05:41

1. 초미세플라스틱(Ultrafine Plastics) 문제의 부상과 분석의 필요성(Why Analysis Matters)

플라스틱 폐기물이 광범위하게 생태계를 침범하면서,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초미세플라스틱(Ultrafine Plastics) 문제가 전 세계적인 이슈로 부상했습니다. ‘마이크로플라스틱(Microplastics)’이 5mm 이하의 크기를 통칭한다면, 그보다 훨씬 작은 수μm(마이크로미터) 혹은 나노미터(nm) 단위 플라스틱은 초미세플라스틱으로 분류됩니다. 이 정도 크기라면 기존의 물리적 거름망이나 필터로 걸러내기 어려워, 하수처리장이나 정수 시설을 무사 통과하고 해양·하천·토양은 물론, 식수와 식품 공급망에도 침투할 수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초미세 입자는 생물체의 세포막이나 장벽을 더욱 쉽게 통과할 가능성이 크고, 그 표면에 중금속이나 환경 호르몬 같은 유해 물질이 흡착될 경우 인체 및 생태계에 복합적인 독성 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눈으로 확인하기 거의 불가능한 초미세플라스틱을 어떻게 정확히 검출·분석하느냐가 “플라스틱 오염 현황 파악”과 “위해성 평가”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국제기구(UNEP, WHO)나 각국 환경부도 관련 가이드라인과 연구 지침을 마련하며, 정밀 분석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초미세플라스틱, 분석 기술은 어디까지 왔나?

2. 라만 분광(Raman Spectroscopy)·FTIR(적외선 분광) 기법과 최신 장비(Advanced Instruments)

현재 초미세플라스틱 분석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기술 중 하나가 라만 분광(Raman Spectroscopy) 기법입니다. 레이저를 시료에 조사해 산란되는 빛(라만 산란)을 측정함으로써, 플라스틱 고유의 분자 진동 스펙트럼을 판별하는 방식입니다. 파편의 크기가 수μm 이하로 매우 작아도, 레이저 스폿을 초정밀하게 조준하면 특정 위치의 분자 구조를 파악할 수 있어, 시료 내 섞여 있는 미세플라스틱을 비교적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습니다.
FTIR(Fourier Transform Infrared) 분광법 역시 대표적인 분석 방법으로, 적외선 영역에서의 분자 흡수 스펙트럼을 분석해 플라스틱 종류(PE, PP, PET 등)를 판별합니다. 만약 시료 중 미세 입자 크기가 수십μm 이상이라면 FTIR로 충분히 구분 가능하지만, 수μm 이하 초미세 입자로 갈수록 빛을 충분히 흡수시키기 어려운 한계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마이크로-FTIR 또는 ATR(Attenuated Total Reflection)-FTIR과 같은 고배율 현미경 접합 방식을 쓰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고해상도 라만 현미경이나 IR 라인 스캔(FTIR imaging) 장비를 통해, 더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을 대량으로 검사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3. SEM/TEM 전자현미경(Electron Microscopy)과 다중 분석(Multimodal Analysis)

라만·FTIR 같은 분광법 외에도, 초미세·나노 스케일을 관찰하기 위해 SEM(Scanning Electron Microscope), TEM(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 등 전자현미경(Electron Microscopy)이 널리 쓰입니다. 전자현미경을 통해서는 플라스틱 입자의 형상, 표면 구조를 나노 수준으로 확대해서 볼 수 있어, “어떤 형태로 부서져 있는지”, “주변에 금속·유기물 등이 결합돼 있는지” 같은 미시적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SEM/TEM만으로는 소재의 화학적 성분을 확실히 판별하기가 어려우므로, 종종 EDS(Energy Dispersive X-ray Spectroscopy)를 병행해 원소 분석을 하거나, 앞서 언급한 분광법(라만, FTIR)과 결합해 다중 분석(Multimodal Analysis)을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시료에서 SEM으로 미세플라스틱 의심 입자를 발견하면, 해당 위치에 라만 분광이나 FTIR을 다시 적용해 ‘이것이 실제로 폴리에틸렌인지, 폴리프로필렌인지, 아니면 이물질인지’를 식별하는 식입니다. 이런 다중 분석을 통해 오류 가능성을 줄이고, 보다 정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동 스캐닝 시스템이나 AI 이미지 분석을 접목해, 대량 시료 속 초미세입자를 자동 분류·식별하려는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를 “초미세플라스틱 오염 맵핑(mapping)”으로 확장해, 해양·담수·토양 등에 분포된 오염 지도를 상세히 작성하는 데 활용할 계획입니다.

 

4. 분석 기술(Analytical Technology) 한계와 미래 전망(Future Perspectives)

그렇다면 “분석 기술은 어디까지 왔나?”라는 질문에 대해, 아직은 완벽한 해답이 없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 의견입니다. 초미세플라스틱 크기가 100nm 이하, 심지어 수nm 대로 들어가면, 현재의 라만·FTIR·전자현미경 장비로도 검출·식별이 쉽지 않아 신뢰도·정확도 문제가 불거집니다. 또, 자연환경에서 시료를 채취할 때 입자 손실, 교차 오염(cross-contamination), 시료 전처리 과정(밀도 분리, 산·염기 분해 등)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완벽히 제어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석 기술(Analytical Technology)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초고분해능 라만(Tip-enhanced Raman Spectroscopy, TERS), 광음향 분광법, 나노IR 같은 차세대 분광·현미경 기법이 연구실 단계에서 시도 중이며, 시료 전처리 프로토콜과 자동화 시스템이 갖춰지면 실제 환경 모니터링 현장에 도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기술이 자리 잡으면, 해양·수돗물·식품·인체 조직 등 다양한 매체에서 초미세플라스틱이 얼마나,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인체 건강 위해성 평가와 규제 정책 마련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입니다.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초미세플라스틱”을 다루는 분석 기술이 완벽해지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국제사회와 학계·산업계가 협력해 기술 발전을 이끌면서 향후 5~10년 안에 상당한 진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플라스틱 오염 실태와 위험성을 더욱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환경과 인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전략을 확립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